누군가가 이 책을 읽고 ‘못해도 잘한다.’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그래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이 책에는 살림을 통해서 ‘나의 엄마와 할머니’를 기억하며 ‘나’를 만들어 준 사람들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 때로는 냉장고나 식기 세척기 등 살림살이들과 속 깊은 대화를 하는 엉뚱한 상상이 담긴 이야기, 못하는 살림에서 자신만의 완벽함을 찾은 이야기, 살림하며 만들고 먹어 온 음식들을 추억하는 이야기, 사랑 감각을 뒤집어쓴 다정한 살림 노동자의 이야기가 알차게 수록되어 있다. 삶의 모습이 각자 다르니 그들이 꾸려가는 살림도 각자 다른 게 당연하다. 우리는 모두 서로 너무 다른 사람들인데 언젠가부터 가장 잘한 기준 하나를 두고 서로 비교하며 자존심 상했고, 나는 못한다며 속상해했다. 저자는 말한다. 내게 가능한 행복의 범위를 찾으니, 적어도 내게는 완벽한 살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사람을 살리는 일이라는 말인 ‘살림’은 오랫동안 ‘그림자 노동’으로 취급됐다. 실체도 없고 보수도 없는 살림을 누구보다 잘하고 싶어서 전전긍긍하다가 결국에는 ‘나도 당신도, 살림을 못해도 잘한다.’라는 깨달음을 얻은 저자의 글을 통해 우리 모두 인생에서도 ‘못해도 잘한다’고 믿으며 스스로에게 다정한 해답을 내려 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