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개 그리고 반딧불이는 왜 그 곳에 함께 있는걸까? 앞으로 보고 뒤로 보는 글 없는 그림책 『내 친구 어디 있어요?』. 바코드와 가격 표시가 없었다면 어느 곳이 앞표지인 모르는 이 그림책은 분명 같은 그림들인데 신기하게도 두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 보면 반짝이는 친구를 찾아가는 반딧불이 이야기가, 뒤로 보면 사냥개에게 쫓기는 놀란 토끼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마치 드라마에서 자꾸 엇갈리는 남녀 주인공처럼 묘하게 겹쳐지는 반딧불이와 토끼&사냥개가 재미있습니다. 글 없는 그림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박진감이 넘칩니다. 첫 번째 이야기. 다른 동물들과 달리 몸에서 빛이 나는 반딧불이는 자신과 비슷한 친구를 찾기로 합니다. 동물 친구들에게 물어물어 도착한 곳은 바로 시내 한복판. 반딧불이 눈에 하트가 뿅뿅! 드디어 친구를 찾았습니다. 과연 반딧불이의 친구는 누구일까요? 뒤집어서 두 번째 이야기. 반딧불이 친구를 찾은 그 시각, 개는 우연히 토끼를 발견하고 본능적으로 뒤쫓기 시작합니다. 달려달려 도착한 곳은 깊은 숲 속. 너무 멀리 와버렸네요. 저기 반딧불이가 올빼미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는 게 보이지만 바보같이 눈물만 납니다. 그렇게 울고 있는 개에게 다가온 것은 다름아닌 토끼. 토끼는 어떻게 했을까요? 자신과 비슷한 친구를 찾아나선 반딧불이, 그리고 울고 있는 개에게 손 내민 토끼의 모습 속에서 '친구'라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때론 형제자매보다 더 비슷하고, 때론 부모님보다 더 힘이 되어주는 친구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친구의 소중함을 이야기합니다. 친구를 생각하면 기쁘고 즐거운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면 기쁘고 즐거워집니다. 붓선을 그대로 살린 수채화 그림들이 조화롭고, 각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표정과 몸짓이 참 귀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