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 재미가 느껴지는 <999마리 개구리 형제의 이사 대소동>은 글과 그림 모두 위트 있고, 유머가 넘치는 책이다. 999개의 개구리 알이 올챙이가 되고 작은 개구리가 되자 집이 비좁게 느껴져 넓은 곳을 찾아 이사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 개구리 999마리를 데리고 이사해야 하는 엄마 아빠는 마음이 조마조마한데, 활기 넘치는 아기 개구리들은 호기심에 단잠에 빠진 뱀을 가져오는 등 사고를 친다. 그러다가 아빠 개구리가 솔개에게 잡혀가는 위기의 순간, 가족은 서로를 꼭 잡고 절대 놓지 않는다. 개구리는, 몸은 작고 힘은 보잘것없지만 모두가 협동하니 천적인 솔개도 이들을 대적할 수가 없다. 우리들 하나하나는 미약하지만 작은 힘도 합하면 큰 힘이 되고, 가족이란 위험할 때 서로를 지켜 주는 존재라는 것. 그러므로 그곳이 어디든 가족이 있는 곳이 곧 집임을 유머와 함께 알려 준다. 덤으로 999란 얼마나 큰 숫자인지, 아이에게 숫자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주고, 개구리의 생태도 알게 한다. 무라카미 야스나리의 그림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더욱 위트 있게 표현하고 있다.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듯 단순하고 거칠고 시원스럽게 묘사하고 있다. 하얀 종이에 초록 점으로 표현된 개구리들, 위험에 빠진 아빠 개구리의 표정과 동작에는 다급하면서도 장난스러움이 극대화되어 표현되고 있다. 무라카미 야스나리의 그림은 아이들이 이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소이다.